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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미 낭낭한 미운오리소녀의 훈녀생정 탐방기 3탄(feat. 나를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구제샵)

catandnuna 2024. 11. 9. 05:12


슬슬 아름다운 가게에서 한계를 느끼던 중
타투언냐가 지나가면서 던진 한마디는
길 잃은 늙은 양에게 빛이 되었다

사과애기를 등원시키는 중에
구제샵을 봤는데
피팅되서 걸려있는 옷이 괜찮아 보였다
'그런데 문을 안 연다'

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네 터줏대감으로 할만큼 한 가게는
주인장 아주머니가 마음 내킬때나 여는
그런 가게가 된 것이었다....

매일 아침 어린이집에 가는
사과애기의 엄마 타투언냐는 어느날,
가게가 문을 열었다, 가자!
여자 둘은 +_+ 눈을 빛내며 뛰어갔다

또 하나의 작은 '옷들의 무덤'이 거기 있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동묘시장처럼
작은 가게 안에 옷들이 쌓여서 올라가 있었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
60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낙낙한 핏들의 옷들 사이에
군데군데 예쁜 색감을 선호하는
주인장의 기호를 살짝살짝 보여주는
두툼한 가디건류들이 특징적인 가게였다

아주 가끔, 토핑처럼
그 옛날 아오이 유우스런 패치워크 롱스커트나
크로쉐 가디건들이 눈에 띄였다

가격은 8,000~10,000원 선에 형성되있었다
가끔 아우터류는
15,000원 정도 했다

신기했다
그리고, 우리는 밑바닥까지 샅샅이 뒤졌다
작은 가게여서 그게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가게에서 새로운 코디에 눈을 떴다

롱기장의 청스커트나 청바지 위에
기본 베이직 흰색 블라우스 내지는 흰색 티셔츠
이 가게에서 구입한
크로쉐 가디건이나 크로쉐 뷔스티에를
매칭하는 것이었다!

(크로쉐란 카페의 레이스 티코스터같은
단단한 질감의 실로 뜨개질을 해 만든 것 같은
재질의 옷을 말한다)

그리고 이 가게의 또 하나의 특장점은
파스텔톤의 예쁜 색감조합을 이루는
두툼하고 낙낙한 다이아 체크 울 가디건들이
눈에 띈다는 것이었다

나는 사냥한다

옷을 고르는 여자들은
그야말로 사냥에 굶주린 암사자들 같다
놓치지 않는다
예리하다
사냥에 성공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난 이 가게에서
반팔 크로쉐 가디건 3개와 롱기장의 밴딩 청스커트를 사
여름 한철을 적당히 지나갈 수 있었다

베이지, 민트, 연보라 조합의
8'concept 의 두툼한 울 가디건을 1만원에

그레이, 연보라, 옐로 조합의
kingpin 의 두툼한 울 가디건을 1만원에

연베이지 실짜임에
마치 팝핑팝핑한 하양파랑 반짝이 실이 섞여 짜인
motive 공장뜨개 가디건을 1만원에

큼직한 다이아 퀼팅 누비가 들어간
톤다운 파스텔그레이블루 숏패딩을 1만5천원에
구입했다

돌아와서 울코스로 빨래를 돌린다음
적당히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려
구제샵 특유의 꿉꿉한 냄새를 빼고 다듬어
옷장에 곱게 개어넣었다

열심히 입어야 해

예전처럼 예쁘다고 사놓고 한번도 안 입고
세월지나 고대로 당근이나 헌옷수거함으로
직행하는 사태는 더이상 만들지 않아야 한다구

뭘 고르든 10만원의 시대에서
옷 한벌 값으로 열벌을 장만하는
구제샵의 세계는 환상적이었지만
언제나 성공만이 기다리는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