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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따미 낭낭한 미운오리소녀의 훈녀생정 탐방기 4탄(feat. 언제나 성공만 있는건 아니야)

catandnuna 2024. 11. 10. 22:04


구제샵에 언제나 꽃길만 있는건 아니다

여기저기 구제샵을 검색해
돌아다녀 보면서
느낀 점이라면

생각보다 구제샵 사장님들은 개성이 강하다

각각 외양이나 성격들도 많이 달랐지만
그런 차이가 가게 안 옷들에게도
고스란히 드러나는 듯했다

옷을 고르는 센스, 선호하는 취향도
미묘하게 달랐다

눈이 보배라는 어느 구제샵 사장님은
과거 중고나라 카페에서 이름을 날렸던
한때 열정을 불사르던 사장님이었다

약간은 성격과 고집이 강했고
너무 오랫동안 구제샵을 하면서
매입하는 옷들이 개성이 너무 강해진 느낌이었다

마치 너무 오랫동안 예술을 하다보면
대중성을 잃는다는게 이런 느낌이구나랄까

옷 하나하나가 특이하고 신기했지만
이거랑 저거를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거지?
라는 혼란스러움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옷 한벌당 만원이었지만
사온 옷들은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내 옷장 밑바닥으로 서서히 잠들어갔다

다시 한번 걸어걸어 도착한
한 구제샵에는 미국에서 바잉한 옷들이 많았다

친절하고 다정한 사장님은
서부개척시대의 미국여성들이 입을법한
나풀나풀한 롱드레스류를 주로 취급하였고
사장님이 할로윈을 좋아하시는지
할로윈을 주제로 한 독특한 패치워크 가디건이나
원피스류가 몇몇 끼여있었다

그리고 비.쌌.다.

기본 5만원~8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은
나의 지갑을 호달달하게 만들었고
난 그 드레스를 소화하기에는 키가 작았으므로
조용히 마음속으로 작별을 고했다

길가에 나와있는 가게들과 다르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상가건물 고층의 작은 한 사무실에
차려진 구제샵도 있었다

그야말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네이버로 예약을 하고 찾아가야 하는 그런,

하얗고 말간 얼굴의 고운 사장님의 특징은.....
허리가 한.줌.이었다

그리고...그 허리에만 들어갈 것 같은 옷들을 팔았다
치마가 아무리 예뻐도....
가격이 만원이어도....
이 옷이 아무리 사고싶어도...
허리에 들어가질 않아 살 수 없는......
그런 옷들을 팔았다....ㅠㅠ

예쁜옷을 입고싶으면 몸을 먼저 만들어라
그래야 뭘 걸치든 그럴듯 해보인다

허리가 베둘레햄이어서 슬픈
찐따미 낭낭 미운오리소녀는
그렇게 걷고걸어...
드이어 마지막 정착지에 도착하였다